
사단급 부대에서 법무실장으로 근무하며 자주 들어본 질문이 있다. ‘이미 어떠한 범죄로 형사 처벌을 받았는데 또 징계를 받는 것은 이중처벌 아닌가요?’ 라는 취지의 질문이었다. 징계 처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의문이다. 쉽게 말하여 형사 처벌은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받는 벌이라고 보면 되고, 징계 처분은 군인 및 공무원이라는 조직 내 조직원으로서 받는 벌이라고 여기면 된다. 그렇기에 위 질문에 대한 답은 ‘형사처벌과 징계처분은 법적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형사 처벌을 받고 징계 처분을 받는다고 하여 이중처벌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위와 같은 질문을 자주 들으며 느낀 것은 군인 및 공무원들 중 일부 사람들이 징계 처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사실상 형사처벌보다 무서울 수 있는 것인 것임에도 형사 처벌에 비해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군인〮공무원은 인사 관련 법령에 따라 어떠한 잘못을 한 경우 징계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위에서 사례를 든 것과 같이 형사 처벌을 받은 경우, 형법을 위반한 것이기에 군인 및 공무원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형사 처벌을 받은 것과 별개로 징계 처분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하더라도 징계 처분을 받을 수가 있다. 군인 및 공무원의 의무에는 ‘품위유지의무’가 있어,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지는 않으나 군인 및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의 경우에도 징계 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지만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 무엇일까?’
대표적으로 ‘불륜’이 있다. 불륜의 경우 형법에서 간통죄가 폐지되며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지는 않지만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을만한 것이고 군인 및 공무원과 같은 공직자가 불륜을 한 것이 공직자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저하시켰다는 점에서 ‘품위유지의무’위반으로 징계 처분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불륜’이 ‘품위유지의무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에서 어렴풋이 느낄 수 있듯, ‘품위유지의무위반’이라는 것이 다소 막연하기 때문에 징계위원회와 징계처분권자의 판단에 따라 징계 처분의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징계 처분에 인사상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에 형사 절차와 같이 어느정도 죄형법정주의와 같은 엄격성을 띄고는 있으나, 형사 절차에 비해서는 다소 막연하고 징계위원회와 징계처분권자의 재량이 굉장히 크다. 징계 처분이 형사 절차에 비해 더욱 애매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형사 절차는 수사기관-법원으로 이어지는 절차에서 검사, 판사와 같은 법률전문가들이 사건을 처리하지만 징계 절차는 법률전문가가 아닌 일반 공무원의 판단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징계 처분에 있어서 하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처분이 막연하고 애매하게 느껴질 때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징계 처분에 있어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필요가 있고, 이미 징계 처분이 이루어졌더라도 위법한 징계 처분의 경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소청심사나 취소소송을 통하여 징계 처분을 취소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사례로 예를 들어보겠다. ‘불륜’이 과연 공직자로서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인지가 논란이 있을 수 있고 일정한 경우 ‘불륜’ 이 품위유지의무위반의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이처럼 Grey Zone에 있는 징계 사유에 관하여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필요성이 매우 크고 징계 절차 전반에 있어서도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좋다.
수직적이고 경직적인 공직 사회의 조직원들은 기본적으로 ‘상명하복’이 몸에 베여있는 경우가 많아, 징계 역시도 ‘상명하복’의 마음으로 달게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징계 처분의 불이익이 매우 크고, 징계 처분을 받지 않아도 될 사유인데 징계를 받는다거나 이미 받은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거나 한 경우가 상당히 많으므로 징계를 받을 상황에 처하였다면 법률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조력이 필요한 경우 조력을 받는 것을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법무법인 태림 김준형 변호사